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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3

우체통 앞에서 멈춰 선 마음 ■ 우체통 앞에서 멈춰 선 마음 길을 걷다 보면 한 번씩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바쁘게 지나치면 보이지 않지만,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는 문득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작은 존재. 바로, 우체통이다. 빨간색이나 주황색으로 선명하게 서 있는 그 모습은 도시의 풍경 속에서도 묘하게 따뜻한 기운을 풍긴다. 요즘 대부분의 소통이 스마트폰 안에서 이루어지는데, 우체통만큼은 여전히 ‘기다림’이라는 오래된 감정을 품고 서 있다. 나는 우체통 앞에 서면 이상하게 마음이 고요해진다. 누군가의 따뜻한 안부가 봉투 속에 담겨 이곳을 지나갔을까. 지금도 누군가는 손글씨로 마음을 적어 넣고, 설렘을 봉한 채 우체통의 입구에 조심스레 넣었을까. 우표를 붙이며 그 사람이 느꼈을 떨림, 주소를 적는 동안 떠올랐을 얼굴, 편지가 도착.. 2025. 11. 24.
고양이와의 하루, 조용한 위로를 주는 존재 ■ 고양이와의 하루, 조용한 위로를 주는 존재 고양이와 함께 살게 된 건 우연이었다. 퇴근길에 비 오는 골목길에서, 젖은 털로 떨고 있던 작은 생명체 하나를 발견했을 뿐이었다. 그날의 나는 그저 지나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눈빛이, 왠지 모르게 오래된 기억을 건드렸다. 그렇게 내 일상에 고양이가 들어왔다.처음엔 낯설었다. 부드럽게 다가오지도, 소리 내 반기지도 않는 고양이의 태도는 개와는 달랐다. 하지만 묘하게 마음을 당겼다. 다가서면 멀어지고, 멀어지면 슬며시 다가오는 그 거리감. 그것이 오히려 관계를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 고양이는 자신이 원하는 만큼만 마음을 열었고, 나는 그 느린 속도를 배웠다.매일 아침, 창가에 앉은 고양이를 본다. 햇빛이 고양이의 회색 털 위로 내려앉으면 세상에서 가장 평화.. 2025. 11. 12.
하늘에 머무는 시간 _구름을 바라보기 ■ 하늘에 머무는 시간 _구름을 바라보기 어릴 적 나는 종종 구름을 바라보며 시간을 잃곤 했다.학교 운동장에서, 버스 창문 너머로, 혹은 잠들기 전 창문가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던 그때의 나는, 세상에 그 어떤 일보다 구름을 보는 일이 중요하다고 믿었다. 구름은 단순히 하늘을 떠도는 수증기가 아니라, 매일 다른 얼굴로 세상을 위로하는 존재였다.지금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훨씬 많아졌고, 구름을 보는 일은 어쩐지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문득 멈춰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순간, 나는 여전히 그때의 아이로 돌아간다. 구름이 천천히 흘러가며 만들어내는 그림자와 빛의 변화 속에서, 삶의 속도가 조금 늦어져도 괜찮다는 위로를 받는다.하늘 위의 구름은 늘 제멋대로다. 흘러가고, 흩어지고, 다시 모.. 2025. 10.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