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시간,
■ 책을 읽는 시간, 나는 잠시 다른 사람이 된다 책을 펼치는 순간, 나는 지금의 나에서 잠시 벗어난다. 같은 의자에 앉아 있고, 같은 방에 있지만 마음은 다른 시공간으로 이동한다. 책은 그렇게 조용히 사람을 데려간다. 소리도 없이, 약속도 없이. 다만 첫 문장을 읽는 순간, 이미 반쯤은 그 세계에 들어와 있다.어릴 적 책은 모험이었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 만나지 못한 사람들을 대신 만나게 해주었다. 책 속의 인물들은 나보다 먼저 울고, 먼저 실패하고, 먼저 용기를 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나는 조금씩 삶의 예행연습을 했다. 현실에서는 아직 겪지 않아도 되는 일들을, 책 속에서는 안전하게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어른이 된 지금, 책의 역할은 조금 달라졌다. 답을 주기보다는 질문을 남긴다. 잘 살..
2025.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