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세이2 겨울이라는 시간 ■ 겨울이라는 시간 _ 가장 느린 계절이 마음을 데우는 방식 겨울은 늘 천천히 온다. 갑자기 추워진 것 같아도, 사실은 이미 여러 날 전부터 예고를 하고 있었던 계절이다. 해가 조금씩 짧아지고, 바람 끝이 날카로워지고, 저녁이 빨리 찾아오는 것. 우리는 그 신호들을 무심히 지나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이제 겨울이네” 하고 말한다. 겨울은 그렇게, 이미 와 있었던 것처럼 시작된다.겨울의 아침은 유난히 조용하다. 창문을 열면 공기가 맑고 단단하다.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폐 안쪽까지 차가움이 닿는다. 이불 밖으로 나오는 일이 하루 중 가장 큰 결심이 되는 계절. 손을 내밀어 난방을 켜고, 두꺼운 양말을 찾고, 따뜻한 물로 손을 씻으며 몸을 깨운다. 겨울의 아침은 삶이 아직 준비 중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겨울.. 2026. 1. 15. 크리스마스가 되면.. ■ 크리스마스가 되면, 조용히 생각나는 얼굴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면 도시는 유난히 밝아진다. 거리의 나무들은 하루아침에 빛을 두르고, 가게의 창문에는 작은 눈송이와 종 모양 스티커가 붙는다. 낮보다 밤이 더 긴 계절인데도, 이 시기만큼은 밤이 덜 어두워 보인다. 전구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대신해 환하게 말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어릴 적 크리스마스는 분명 ‘기다림’의 날이었다. 산타클로스가 올지도 모른다는 기대, 포장을 뜯는 순간의 설렘, 아침에 눈을 뜨면 베개 옆에 놓여 있던 작은 상자. 지금 생각하면 선물의 크기나 값보다, 누군가 나를 생각해주었다는 사실이 더 컸던 시간이었다. 그 마음은 오래 남았고, 물건은 어느새 사라졌다.어른이 된 후의 크리스마스는 조금 다르다. 기다림보다는 떠오르는 얼굴들이.. 2025. 12. 24. 이전 1 다음